▲ 세종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불교낙화법 행사 모습

세종시 장군면 영평사와 부강면 광제사 전승 불교낙화법이 세종시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돼 전승·보전 가치를 높이고 체계적 발전 방향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불교낙화법을 세종시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불교낙화법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한다고 13일 고시, 관광문화 자원 활용 및 국제화 가능성이 기대된다.

불교낙화법은 숯을 빻아 전통 한지로 만든 낙화봉을 태우면서 사찰 의식에 따라 재앙소멸과 복을 기원하는 불교 의식이다.

불교낙화법은 사찰에서 전승돼 온 문헌에 따라 낙화봉을 제작하고 불교 의식에 맞추어 낙화를 태운다는 점에서, 민간에서 행해지고 있는 낙화놀이와는 구별된다.

낙화놀이는 불교 낙화가 민간에 전승돼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 낙화 행사 중 제작방법이 문헌에 기록돼 전해지고 있는 것은 영평사와 광제사 불교낙화법이 유일하다.

국내 사찰에서 불교낙화법을 전승해 오고 있는 곳도 영평사와 광제사 뿐이다.

영평사가 소장하고 있는 오언진언집에는 낙화법의 절차가 묵서로 기록돼 있으며 의례는 예비의식, 본의식, 소재(消災)의식, 축원과 회향(回向) 의식 순으로 진행된다.

불교낙화법에서는 불교 교의적으로 의지하는 소의경전(所依經典)인 오언진언집에 기록된 절차에 따라 한지, 숯, 소금, 향을 준비하고 나서 축원 발원 후 낙화봉을 제작하고, 낙화 점화 후 수구즉득다라니 등을 염송하며 재난·재앙 예방과 의식에 참여한 사부대중을 위한 축원하며 의례를 마친다.

불교낙화법은 세종시 장군면 영평사 주지 환성스님과 부강면 광제사 주지 원행 스님에 의해 전승돼 오고 있으며 영평사는 1987년 창건 이후부터, 광제사는 2006년 부터 매년 1~2회 낙화 행사를 갖는다.

환성스님은 1975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수행한 노스님으로부터 낙화제작기술이 수록돼 있는 오대진언집을 건네받고 낙화를 전승해 왔으며 원행스님은 2006년 환성스님으로부터 낙화를 전수한 것이다.

영평사 소장 오언진언집은 서지학지들의 분석에 따를 때 17세기 후반 이후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 낙화 점화 모습

불교낙화법은 이런 점 등을 종합할 때, 민간 낙화놀이가 사라졌던 것을 복원해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문헌기록에 따라 제작방법 등이 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낙화의 원형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시불교사암연합회는 2016년부터 매년 영평사, 중앙공원, 호수공원 등에서 낙화축제를 개최해 왔으며 지난 해 중앙공원 낙화축제에는 전국에서 5만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려 불교낙화의 관광문화재적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교낙화법은 국제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관광문화 유산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낙화봉 제작 장면

일본 동대사, 인도, 중국 등에서 종교 의식으로서 불꽃을 태우는 전통은 전해지고 있으나 숯가루를 한지에 싸 낙화를 태우는 형식은 세종시 불교낙화법이 유일하다.

학계에서는 불교 낙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에서 기원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선이 세종시문화재위원(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의제위원회 의제실무위원)과 강향숙 동국대 연구교수는 공동 출간한 ‘불교의례 낙화법의 기원과 형성과정’을 통해 낙화법은 연등회의 화산(火山)에 기원해 화산대의 폭죽놀이를 변용시킨 불교의례라고 밝혀 낙화의 기원과 형성과정, 연등회의 원형 등을 연구하는데 있어 큰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교수는 고려사에 나오는 연등회 관련 용어 중 관화(觀火)가 낙화의 개념과 일치하는 것이며 관화가 낙화의 기원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과정 등에서 낙화법이 연등회의 구성 요소였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조계종은 올해 부처님오신날에 서울에서 진행하는 연등회 행사 일정에 맞춰 영평사와 광제사에서 전승돼 온 낙화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며 이미 불교낙화법보존회와 사전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낙화법보존회는 24일 영평사에서 정월대보름행사를 진행하면서 불교낙화법 세종시무형문화재 지정 기념 낙화 행사를 갖는다.